한 달 넘게 이어진 시위, 더위 앞에선 별 수 없네요

국내 폭염이 영향을 주는 곳이 도로나 일터만은 아니더라고요. 올림픽공원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지던 시위 규모가 이 더위 때문에 눈에 띄게 줄었어요.

어쩌다 시작된 시위인가 봤더니

이 시위의 시작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가요. 6월 5일 본투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준비 부족으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한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게 유권자의 선거권 행사를 침해했다는 논란으로 번졌어요.

처음엔 서울 송파구 잠실 7동 제2투표소에서 시민들이 2박 3일간 자리를 지켰는데, 투표함을 반출하려고 경찰이 투입되면서 강제 해산당했어요. 그러자 이들이 개표소로 쓰이던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으로 옮겨가면서 지금의 ‘올림픽공원 봉쇄 시위’가 시작된 거예요. 참가자들의 요구는 명확해요.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규명하고,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선거를 실시하라는 거예요.

5만 명에서 70명까지, 줄어든 규모

처음엔 규모가 어마어마했어요. 시위 시작 이후 첫 주말이었던 6월 6일엔 최대 3만 3000명까지 모였고, 그날 저녁 9시 기준 올림픽공원 일대 유동인구는 5만 858명에 달했어요. 다음 날인 6월 7일 기준으로는 20~30대 비중이 52.6%로 절반을 넘을 정도로 젊은 층이 많았고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6월 13일 올림픽공원역 승하차 인원은 7만 5731명이었는데, 평소 이용객을 빼고 나면 순수하게 시위 관련 인원은 3만 명대로, 첫 주말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에요. 세대 구성도 달라져서 최근 주말에는 60대 이상 비중이 40%에 육박하며 가장 큰 그룹이 됐어요. 7월 2일 오후엔 비공식 추산으로 약 1000명, 7월 3일 오후엔 핸드볼 경기장 앞에 모인 인원이 70여 명까지 줄었어요.

더위 앞에서 줄어든 규모

시위가 2개월 차에 접어든 7월 5일,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자 참가자가 200명대로 줄었어요. 더위를 피하려고 태극기랑 성조기 무늬 양산을 쓴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고 하고요. 그전에는 모기장이나 텐트 안에 눕거나 부채질하면서 버텼는데,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아예 우천 대비까지 하는 모습도 보였대요.

경찰 배치도 계속 늘었어요

시위 초기엔 올림픽공원 인근에 경찰 250여 명이 투입되는 수준이었는데, 점점 기동대 200여 개 부대까지 늘었어요.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개표소 현장검증을 앞두고는 경찰 2000명이 배치돼서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하기도 했고요. 세계일보 보도를 보면 시위 3주 차 무렵에도 경찰이 매일 250여 명씩 투입되면서 상황 관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더라고요.

주변 상인들은 애먼 피해를 봤어요

시위 현장 주변 입주업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피해가 꽤 심각해요. 재산 피해도 있는데 사무실 출입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고 해요. 체육단체들은 수십억 원대 피해를 봤다고 하고, 심지어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은 시설을 못 써서 펜싱칼을 빌려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일까지 있었대요. 예정돼 있던 콘서트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고요. 경기장 하나가 막히니까 스포츠 행사부터 공연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은 셈이에요.

올림픽공원 시위 지표
그래도 안 끝나는 이유

규모가 줄었다고 해서 완전히 사그라든 건 아니에요. 국정조사특위 진입을 방해한 60대 남성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고, 7월 6일에는 공무집행방해와 시민 폭행 혐의로 4명이 송치되기도 했어요. 국조특위 현장조사를 앞두고는 참가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119가 출동하는 일까지 있었고요. 정치권 인사들이 이 현장을 계속 찾으면서 이슈 자체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폭염 속에서도 남은 참가자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에요.

날씨 하나가 이렇게까지 사회적 이슈의 흐름까지 바꿔놓는 걸 보니, 새삼 폭염이 만만한 게 아니구나 싶네요.

자료: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경향신문,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세계일보, 한국경제, 뉴데일리, 문화일보, 나무위키

Similar Posts

  • 퇴근길에 잠깐 걸었는데 그냥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오늘(7월 11일) 저녁 6시쯤 기준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떠 있거든요. 체감온도로 치면 33도 안팎인데, 수도권이랑 충청권, 남부지방은 아예 35도 근처까지 올라간다고 해요. 체감 37도, 심상치 않은 더위 지역별로 찍어보면 진짜 심하긴 해요. 경산이 37.7도, 포항이 36.8도, 김천이랑 평택이 36.5도, 익산도 36.5도예요. 이 정도면 그늘에 서 있어도 땀이…

  • 정부가 폭염 대책을 아무리 세워도 도로 위 사고까지 다 막지는 못하나 봐요. 오늘(7월 11일) 오후 2시 20분쯤 세종포천고속도로 포천 방향 고덕터널 안에서 5중 추돌사고가 났어요. 터널 안에서 벌어진 일 주행 중이던 차량들이 잇달아 부딪히면서 승용차랑 SUV 등 모두 5대가 사고에 휘말렸어요. 최초 충돌은 1차로를 달리던 트라제 승용차가 앞서가던 K5 승용차 후미를 들이받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